건강생활

땀을 흘려야 하는 이유 : 땀의 건강학

산골물 2021. 8. 23. 20:34

들어가기

 

오래전에 읽은 내용입니다. 구한말 개화기 때 우리나라에 온 서양인들이 땀을 흘리며 배드민턴을 하는 것을 보고 있던 한 양반이 혀를 끌끌 차며 비웃었답니다. '저렇게 땀나고 힘든 일은 아랫것들에게 시키면 되는 것을...' 

 

위의 일화로 미루어 짐작컨대 우리 조상들은 땀흘려 하는 신체활동을 썩 가치 있게 생각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현대인은 달라졌습니다. 일부러 시간과 돈을 들여가면서 땀을 흘리려고 합니다.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주춤하고 있지만, 헬스클럽, 사우나, 찜질방, 야외 공원, 산... 어디에 가든지 사람들로 넘쳐납니다.

 

같은 땀이라도 의도적으로 흘리는 땀에 대해서는 상쾌감 느끼지만, 비의도적으로 흘리는 땀에 대해서는 불쾌감을 느끼게 됩니다.

 

오늘은 땀이란 무엇이며, 우리몸은 왜 땀을 흘리는지, 땀이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그리고 땀이 가지고 있는 비유적 의미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 땀이란 무엇인가

 

생리학적으로 땀은 피부의 땀샘에서 배설하는 액체를 말합니다. 땀의 99%는 수분이며 나머지는 소금, 칼륨, 질소 함유물, 젖산 등으로 구성됩니다. 소금의 농도는 땀을 흘리는 상태에 따라서 0.4% 내지 1%에 이른다고 합니다.

 

사람의 피부 진피층에는 2백만 내지 4백만 개의 땀샘이 있습니다. 대략 6.5㎠마다 77개의 땀샘 구멍이 나 있는 셈이죠. 손바닥과 발바닥 그리고 겨드랑이에 가장 많이 분포되어 있습니다. 여성은 남성보다 땀샘의 개수가 더 많지만 남성이 더 많은 땀을 배출합니다.

 

2. 땀은 왜 나는가

 

높은 기온

일반적으로 온열 자극으로 피부 온도가 43~46℃ 되었을 때 몸에서 땀이 납니다. 이것을 '온열성 발한'이라고 합니다. 흔히 몸의 온도를 적정선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진행됩니다.

 

지방 연소

운동을 할 때는 몸에 저장되어 있던 탄수화물과 지방이 운동의 에너지원으로 연소되고 그 과정에서 열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올라간 체온을 조절하기 위하여 땀이 발생하게 됩니다.

 

신경(통각)의 자극

매운 음식을 섭취하면 순간적으로 체온이 높아지는데 이로 인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이는 곧 혈관의 확장으로 이어져 땀이 나게 됩니다. 또한 음식의 매운 성분이 주로 얼굴 주위의 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에 얼굴 주위의 땀샘에서 땀이 나는 것입니다.

 

건강 이상

몸에 이상이 생겼을 때도 땀이 납니다. 이때 흘리는 땀을 '식은땀'이라고 부릅니다. 외부의 온도가 높지 않고 열도 나지 않는데 피부를 만졌을 때 땀을 흘리는 현상을 말합니다. 편두통, 갑상선항진증, 심근경색, 항우울제의 부작용 등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정신적 긴장

정신적으로 긴장감을 느낄 때도 땀을 흘리게 됩니다. 주로 콧등, 이마, 겨드랑이, 손바닥 등에서 발생합니다. 체온조절성 발한과는 달리, 잠복기가 없이 돌발적인 것이 특징입니다. 갑자기 놀라거나, 공포감을 느낀 경우 등 심리적인 요인에 의해 신경이 자극될 때 발생한다고 합니다.

 

3. 땀의 효능

 

피부는 인체에서 가장 큰 기관으로 체온이 올라가면 땀샘을 통해 땀을 배출하여 인체의 체온을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시켜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아울러 땀을 배출하면 다음과 같은 유익한 효과를 가져다 줍니다.

 

  1. 땀에 포함된 덤시딘(dermcidin)이라는 항균 물질이 피부 표면에 생존하는 박테리아를 줄여 피부 감염의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2. 운동을 30~40분 정도 지속하면 몸속에 축적된 비소, 납, 카드뮴, 수은 등 중금속이 포함된 독성 물질이 땀으로 배출됩니다. 특히 대표적인 내분비계 교란물질인 비스페놀-A나 프탈레이트는 혈액이나 소변 검사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데 땀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3. 운동으로 땀을 흘리면 물을 많이 마시게 되고 신장 결석의 원인이 되는 소금을 신장으로 보내기보다는 땀으로 보내기 때문에 신장 결석의 위험을 줄여줍니다.
  4. 땀은 모공을 청소하여 블랙헤드 및 여드름 제거에 도움이 됩니다.
  5. 땀을 많이 흘리면 몸에서 나는 냄새를 줄이는 데에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6. 찜질방이나 사우나에서 땀을 많이 흘린다고 해도 살이 빠지진 않습니다. 몸에서 빠져나간 수분만큼 몸무게가 줄어들겠지만 물을 마시면 원상복귀입니다. 운동을 통해 소모된 칼로리만이 다이어트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7. 땀을 지나치게 많이 배출하면 몸속 전해질의 균형을 깨뜨려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으니 반드시 수분을 보충하여야 합니다. 

 

4. 다한증(多汗症)과 무한증(無汗症)

 

어떤 사람은 땀이 너무 많이 나서(다한증)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하고, 땀이 거의 나지 않아서(무한증)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다한증이 심해 사회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치료가 필요합니다. 비수술적 치료방법으로는 바르는 약, 먹는 약, 이온영동치료, 보톡스(주사) 시술 등이 있습니다. 비수술적 치료로 효과가 없으면 수술적 치료(교감신경 절제술)를 고려할 수도 있습니다.

 

무한증의 경우 땀을 통한 체온 조절과 노폐물 배출이 어렵고, 무더위에도 열 발산을 못하기 때문에 일사병에 걸리기 쉽습니다. 무한증은 스테로이드 충격 요법 외엔 특별한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체온이 올라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5. 비유적 의미로서의 땀

 

땀은 비유적으로 '노력'이나 '고생', 또는 '긴장' 등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와 관련된 표현들을 살펴보겠습니다.

 

  •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땀으로 이루어진다. (에디슨)
  • 내가 영국 국민에게 줄 것은 피와 고통과 눈물과 땀. (윈스턴 처질)
  • 평화로울 때 땀을 더 흘리면 전쟁에서 피를 덜 흘린다. (하이먼 이코버)
  • 눈물은 동정심을 낳고, 땀은 변화를 낳는다. (제시 잭슨)
  • 땀에 젖은 유니폼, 그것이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전부이다. (스콜스)
  • 나보다 땀을 많이 흘렸다면 메달은 네 것이다. (태릉선수촌)
  •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 (속담)
  • 땀 흘린 밭에 풍년 든다. (속담)
  • 목석도 땀날 때 있다. (속담)

 

대학 시절에 친구로부터 선물로 받은 앨범에는 이런 표현이 적혀있었습니다.

 뜀! 땀! 꿈!

가난했지만 젊음만으로 미래를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정리하며

땀은 우리 몸의 체온 유지, 노폐물 배출, 긴장 완화 등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적절한 때에 적절히 땀을 배출하지 못하면 건강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땀은 노력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노력 없는 성취는 없습니다. 금수저로 태어나지 않은 이상 노력을 해야 삶에 필요한 자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저는 매일 60분 이상 운동하면서 땀을 많이 흘립니다. 그 결과로 건강을 얻습니다.

매일 일터에 나가서 일을 합니다(땀을 흘립니다). 그 결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노력이 정당한 보상을 받는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시길....🤞


'건강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혈압보다 더 무서운 기립성 저혈압  (0) 2021.09.27
슈퍼푸드 양배추  (0) 2021.09.04
고혈압 치료 : 생활요법  (0) 2021.08.22
침묵의 살인자 고혈압 :  (0) 2021.08.22